입하 — 어린이날과 겹치는 여름의 시작, 이팝나무 이름 이야기
입하(立夏)는 '여름이 선다'는 뜻으로, 24절기 가운데 일곱 번째이자 여름의 첫 절기입니다. 태양 황경 45도, 양력 5월 5~6일 무렵입니다. 봄의 마지막 절기인 곡우에서 보름이 지나면 입하가 됩니다. 아직 반소매를 입기에는 이른 날도 많지만, 입춘이 그랬듯 입하도 기온이 아니라 햇빛을 기준으로 계절을 나눈 이름입니다.
어린이날과 겹치는 해, 하루 비껴가는 해
| 연도 | 입하 (한국 표준시) | 음력 | 어린이날과 |
|---|---|---|---|
| 2026 | 5월 5일(화) 20:49 | 3월 19일 | 같은 날 |
| 2027 | 5월 6일(목) 02:25 | 4월 1일 | 다음 날 |
| 2028 | 5월 5일(금) 08:12 | 4월 11일 | 같은 날 |
| 2029 | 5월 5일(토) 14:08 | 3월 22일 | 같은 날 |
| 2030 | 5월 5일(일) 19:46 | 4월 4일 | 같은 날 |
| 2031 | 5월 6일(화) 01:35 | 윤3월 15일 | 다음 날 |
| 2032 | 5월 5일(수) 07:26 | 3월 26일 | 같은 날 |
| 2033 | 5월 5일(목) 13:14 | 4월 7일 | 같은 날 |
| 2034 | 5월 5일(금) 19:09 | 3월 17일 | 같은 날 |
| 2035 | 5월 6일(일) 00:55 | 3월 29일 | 다음 날 |
10년 가운데 일곱 번은 어린이날과 같은 날입니다. 5월 6일로 넘어가는 2027·2031·2035년은 모두 윤년 바로 전해이고, 입하 시각이 자정 직후입니다. 2031년 입하는 음력으로 윤3월에 드는데, 그해 윤3월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해가 왜 생기는지는 윤달은 왜 생기고 언제 오나에서 설명했습니다.
입하 무렵의 햇빛
2026년 입하에 서울은 해가 오전 5시 32분에 떠서 오후 7시 25분에 집니다. 낮이 13시간 52분으로, 춘분보다 1시간 45분 깁니다. 이 무렵부터 저녁 7시가 넘어도 밖이 환한 날이 이어집니다. 낮은 하지까지 53분 더 길어지는데, 입하에서 하지까지 늘어나는 폭은 그 앞 석 달보다 훨씬 작습니다. 하지에 가까워질수록 낮 길이의 변화가 느려지기 때문입니다.
기온으로 정한 여름은 언제일까
기상학에서는 계절을 기온으로 나눕니다. 기상청은 하루 평균기온이 20도 이상으로 올라간 뒤 다시 내려가지 않는 첫날을 여름의 시작으로 봅니다. 이 기준으로 서울의 여름은 평년에 5월 하순에서 6월 초 무렵 시작되어, 입하보다 3주 이상 늦습니다. 반대로 가을의 시작(평균기온 20도 아래로 내려간 뒤 다시 오르지 않는 첫날)은 입추보다 7주 가까이 늦습니다(평년 9월 하순). 절기는 햇빛을, 기상학의 계절은 기온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생기는 차이이고, 어느 쪽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농사력 — 못자리를 돌보는 때
곡우에 담가 싹을 틔운 볍씨는 입하 무렵 못자리에서 모로 자랍니다. 『한국세시풍속사전』은 입하 무렵 못자리를 손보고 물을 대며, 밭에서는 김을 매고 해충을 살피느라 바빠지는 시기로 설명합니다. 옛날에는 이 시기에 지난해 거둔 곡식이 바닥나고 보리는 아직 여물지 않아 끼니가 가장 어려웠는데, 이 사정은 다음 절기인 소만에서 이어집니다.
입하 무렵에는 산과 들의 색도 바뀝니다. 봄의 연두색 새잎이 짙은 초록으로 바뀌어 가고, 아카시아나 찔레 같은 흰 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신록'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때입니다.
이팝나무 — '입하나무'에서 왔을까
입하 무렵 가로수로 하얗게 꽃을 피우는 나무가 이팝나무입니다. 이름의 유래로는 두 가지 설명이 함께 전해집니다.
- 이밥 설 — 꽃이 나무를 덮은 모습이 흰 쌀밥, 곧 '이밥'을 수북이 담은 것 같다는 데서 왔다는 설명입니다.
- 입하 설 — 입하 무렵에 꽃이 핀다고 해서 '입하나무'라 부르던 것이 변했다는 설명입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두 설명 모두 이 꽃이 보릿고개 무렵에 핀다는 사실과 이어져 있습니다. 쌀이 귀하던 때에 쌀밥처럼 보이는 꽃을 보며 그해 풍년을 점쳤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꽃이 고르게 많이 피면 풍년이 든다고 여겼다고 전합니다.
입하에 먹던 음식
지역에 따라 입하 무렵 쑥을 넣은 떡이나 쑥버무리를 해 먹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봄 동안 자란 쑥이 더 억세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거두어 먹는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봄나물이 끝나고 여름 채소가 나오기 전의 짧은 틈이라, 남은 봄 재료를 정리하는 음식이 많았습니다. 봄나물의 흐름은 봄나물, 절기 따라 먹는 순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참고한 자료
- 한국천문연구원 천문력(공공데이터포털 특일 정보) — 연도별 절기 일시
-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세시풍속사전』 '입하' 항목
- 산림청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이팝나무' 항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