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 — 겨울의 문턱, 낮 길이가 입춘과 똑같은 날
입동(立冬)은 '겨울이 선다'는 뜻으로, 겨울의 첫 절기입니다. 태양 황경 225도, 양력 11월 7~8일 무렵입니다. 가을의 마지막 절기인 상강에서 보름이 지나면 입동이 되고, 이때부터 절기상 겨울이 시작됩니다. 단풍이 막 지고 첫얼음 소식이 들려오는 무렵입니다.

입동과 입춘, 낮 길이가 같은 이유
서울의 해 뜨고 지는 시각을 계산해 보면 재미있는 대칭이 보입니다.
| 절기 | 날짜 | 해 뜸 | 해 짐 | 낮 길이 |
|---|---|---|---|---|
| 입동 | 2026년 11월 7일 | 07:02 | 17:28 | 10시간 25분 |
| 동지 | 2026년 12월 22일 | 07:43 | 17:17 | 9시간 34분 |
| 입춘 | 2027년 2월 4일 | 07:33 | 17:58 | 10시간 24분 |
입동과 입춘의 낮 길이가 1분 차이로 거의 같습니다. 두 절기는 동지를 사이에 두고 각각 45일 앞뒤에 놓여, 태양이 하늘에서 같은 높이를 지나기 때문입니다. 24절기는 동지를 한가운데 두고 겨울을 앞뒤로 똑같이 나눈 체계라, 햇빛으로 보면 입동부터 입춘까지가 1년 중 낮이 가장 짧은 석 달입니다.
그런데 체감은 다릅니다. 입동 무렵은 아직 늦가을 같고, 입춘 무렵은 한겨울처럼 춥습니다. 땅과 바다에 쌓인 열이 기온을 한 달 이상 늦게 따라오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해 지는 시각도 다릅니다. 입동에는 해가 오후 5시 28분에 지지만, 입춘에는 5시 58분에 집니다. 낮 길이는 같아도 해가 하늘 가장 높이 오는 시각이 계절마다 조금씩 달라서 생기는 차이입니다.
2026~2035년 입동
| 연도 | 양력 (한국 표준시) | 음력 |
|---|---|---|
| 2026 | 11월 7일(토) 18:52 | 9월 28일 |
| 2027 | 11월 8일(월) 00:39 | 10월 11일 |
| 2028 | 11월 7일(화) 06:27 | 9월 21일 |
| 2029 | 11월 7일(수) 12:17 | 10월 2일 |
| 2030 | 11월 7일(목) 18:09 | 10월 12일 |
| 2031 | 11월 8일(토) 00:06 | 9월 24일 |
| 2032 | 11월 7일(일) 05:54 | 10월 5일 |
| 2033 | 11월 7일(월) 11:41 | 10월 16일 |
| 2034 | 11월 7일(화) 17:34 | 9월 27일 |
| 2035 | 11월 7일(수) 23:24 | 10월 8일 |
2027년(0시 38분)과 2031년(0시 6분) 입동은 자정을 넘긴 시각이라 11월 8일이 됩니다. 한 시간 늦은 중국 시간으로는 두 해 모두 11월 7일이어서, 해외 자료와 하루 차이가 나는 해입니다. 이런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절기 날짜가 해마다 하루씩 바뀌는 이유에서 설명했습니다.
입동 무렵의 풍속
김장
입동을 전후해 김장을 시작했습니다. 너무 일찍 담그면 김치가 빨리 시어지고, 너무 늦으면 배추와 무가 얼어 버리기 때문에 입동 앞뒤 보름 사이가 김장철로 여겨졌습니다. 다만 지금은 기온이 예전보다 높아 김장 적기가 늦어지는 추세입니다. 자세한 기준은 김장은 언제 하나에서 정리했습니다.
고사 — 시루떡을 나누는 달
음력 10월을 상달(上月)이라 하여 한 해 중 가장 좋은 달로 여겼습니다. 이 무렵 햇곡식으로 시루떡을 쪄서 집안의 신에게 고사를 지내고, 떡을 이웃과 나누었습니다. 입동은 대개 음력 10월 무렵에 들어 고사철과 겹칩니다.
치계미 — 마을 어른을 대접하는 날
『한국세시풍속사전』은 입동·동지·섣달그믐 무렵 마을에서 노인들을 모시고 음식을 대접하던 치계미(雉鷄米) 풍속을 소개합니다. 글자로는 꿩(雉)·닭(鷄)·쌀(米)이라는 뜻으로, 원래 고을 수령에게 바치던 반찬거리를 가리키던 말이 마을 어른을 그만큼 귀하게 대접한다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고 설명됩니다. 형편이 어려운 집은 미꾸라지를 잡아 추어탕을 끓여 대접하기도 했습니다. 겨울을 앞두고 가장 취약한 노인들을 먼저 챙긴 풍속이었습니다.
보리 파종의 마감
가을보리는 입동 전에 씨를 뿌려 싹이 어느 정도 자란 상태로 겨울을 나야 합니다. 너무 늦게 뿌리면 싹이 약해 겨울 추위에 얼어 죽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입동은 보리 파종의 마감처럼 여겨졌고, 입동 무렵 보리 싹이 두세 잎 나와 있으면 겨울을 무사히 넘긴다고 보았습니다. 입동이 지나면 들일은 거의 끝나고, 사람들의 일은 집 안으로 옮겨 갑니다.
다음 절기는 첫눈이 온다는 소설입니다.
입동은 이렇게 거두는 일을 마치고 겨울을 들이는 일을 시작하는 절기입니다.
참고한 자료
- 한국천문연구원 천문력(공공데이터포털 특일 정보) — 연도별 절기 일시
-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세시풍속사전』 '입동'·'치계미'·'고사' 항목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십사절기' 항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