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강 — 서리가 내리는 가을의 마지막 절기, 첫서리와 겨울 준비
상강(霜降)은 '서리가 내린다'는 뜻으로, 가을의 마지막 절기입니다. 태양 황경 210도, 양력 10월 23~24일 무렵입니다. 상강에서 보름이 지나면 입동으로 겨울이 시작됩니다. 백로의 이슬, 한로의 찬 이슬에 이어 이제 그 이슬이 얼어붙는 때가 왔다는 이름입니다.
서리는 '내리는' 것이 아니다
이름은 '서리가 내린다'지만, 서리는 비나 눈처럼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기상청의 용어 설명에 따르면 서리는 공기 중의 수증기가 0도 이하로 차가워진 물체의 표면에 닿아 바로 얼음 알갱이로 붙은 것입니다. 이슬이 생기는 원리와 같은데, 표면 온도가 영하일 때 물방울 대신 얼음 결정이 생기는 차이입니다.
- 맑은 밤 — 구름이 없어야 땅의 열이 하늘로 빠져나가 표면이 빨리 식습니다.
- 바람이 약한 밤 — 바람이 불면 위쪽의 따뜻한 공기가 섞여 표면이 덜 식습니다.
- 낮은 곳 — 차가운 공기는 무거워서 골짜기나 분지에 고이므로, 같은 지역이라도 낮은 곳에 서리가 먼저 내립니다.
그래서 기온 예보가 영상 2~3도여도, 땅바닥이나 자동차 유리, 배추 잎 위에는 서리가 낄 수 있습니다. 기온은 지면에서 1.5m 높이에서 재는데, 맑은 밤에는 땅 표면이 그보다 몇 도 더 차가워지기 때문입니다.
2026~2035년 상강
| 연도 | 양력 (한국 표준시) | 음력 |
|---|---|---|
| 2026 | 10월 23일(금) 18:38 | 9월 13일 |
| 2027 | 10월 24일(일) 00:33 | 9월 25일 |
| 2028 | 10월 23일(월) 06:13 | 9월 6일 |
| 2029 | 10월 23일(화) 12:08 | 9월 16일 |
| 2030 | 10월 23일(수) 18:01 | 9월 27일 |
| 2031 | 10월 23일(목) 23:49 | 9월 8일 |
| 2032 | 10월 23일(토) 05:46 | 9월 20일 |
| 2033 | 10월 23일(일) 11:28 | 10월 1일 |
| 2034 | 10월 23일(월) 17:16 | 9월 12일 |
| 2035 | 10월 23일(화) 23:16 | 9월 23일 |
2027년 상강은 자정을 33분 넘겨 10월 24일이 됩니다. 2031년(23:49)과 2035년(23:16)은 반대로 자정 직전이라 아슬아슬하게 23일에 머뭅니다. 2033년 상강이 음력 10월 1일인 것은 그해의 특이한 음력 배치 때문인데, 추분 글에서 설명했습니다.
첫서리가 정하는 수확 마감
농사에서 상강은 '마감'의 절기였습니다. 서리를 맞으면 고구마 잎과 고추, 호박 덩굴이 하룻밤 사이에 시들고, 아직 거두지 못한 곡식과 채소는 상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한국세시풍속사전』은 상강 무렵을 벼 베기를 마무리하고, 서리 피해를 입기 쉬운 작물을 서둘러 거두는 때로 설명합니다. "상강 전에 거둘 것은 다 거두라"는 식의 농사 격언이 지역마다 전해지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실제 첫서리는 지역에 따라 크게 다릅니다. 중부 내륙과 산간은 상강보다 일찍 첫서리가 내리는 경우가 많고, 남부 해안과 대도시는 11월에 들어서야 첫서리가 관측되기도 합니다. 도시는 건물과 포장도로가 열을 머금어 주변보다 밤 기온이 덜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텃밭을 가꾼다면 상강 무렵 기상청 예보에서 최저기온과 함께 서리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하면 상강 무렵 서리 전에 끝내야 할 일은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벼 베기와 타작을 마무리하는 일, 둘째는 고구마·호박·고추처럼 서리에 약한 작물을 거두는 일, 셋째는 콩과 팥을 털어 겨울 양식과 메주 재료를 확보하는 일입니다.
단풍 절정과 겨울 준비
상강 무렵에는 중부 지방의 산 대부분이 단풍 절정을 맞습니다. 한로 무렵 높은 산에서 시작한 단풍이 보름 사이에 낮은 산까지 내려온 것입니다. 2026년 상강에 서울의 낮은 10시간 57분으로, 한로보다 35분 더 짧아졌습니다. 해가 오후 5시 44분이면 지기 시작합니다.
집안에서는 겨울 준비가 시작됩니다. 겨우내 쓸 땔감과 이엉을 마련하고, 김장에 쓸 고춧가루와 젓갈을 준비하며, 메주를 쑬 콩을 거둡니다. 가을의 마지막 절기인 상강은 수확을 마무리하는 동시에 겨울을 맞이하는 문턱이었습니다. 이 흐름은 겨울의 첫 절기인 입동으로 이어집니다. 앞선 절기는 한로입니다.
상강이 지나면 보름 뒤 입동이고, 그때부터 김장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참고한 자료
- 한국천문연구원 천문력(공공데이터포털 특일 정보) — 연도별 절기 일시
-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세시풍속사전』 '상강' 항목
- 기상청 날씨누리, '서리'·'첫서리' 기상 용어 및 계절 관측 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