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세시풍속

유두 —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던 음력 6월 보름

사계절 세시풍속 편집 · 2026년 10월 15일

유두(流頭)는 음력 6월 15일입니다. 이름은 '동류두목욕(東流頭沐浴)'을 줄인 말로,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고 목욕한다는 뜻입니다. 동쪽은 해가 뜨는 방향이라 양기가 가장 왕성하다고 여겼고, 그 물에 몸을 씻으면 나쁜 기운이 씻겨 나간다고 믿었습니다. 지금은 거의 잊힌 명절이지만, 고려 시대 기록에도 등장할 만큼 오래된 날입니다.

유두에 하던 일 세 가지

풍속내용
머리 감기동쪽으로 흐르는 시냇물이나 폭포에서 머리를 감고 몸을 씻음. 물가에서 음식을 나눠 먹는 모임을 유두잔치라 함
유두천신햇밀과 햇과일, 국수와 떡을 사당에 올려 조상께 알리는 제사
유두면·수단밀가루 국수와 경단을 만들어 먹음

유두천신 — 첫 수확을 알리는 제사

천신(薦新)은 새로 거둔 것을 먼저 조상께 올린다는 뜻입니다. 유두 무렵은 밀을 거둔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참외·오이 같은 여름 과일과 채소가 처음 나오는 때입니다. 『한국세시풍속사전』은 이날 햇밀로 만든 국수와 떡, 새로 나온 과일을 사당에 올리고, 논이나 밭에 나가 농사가 잘되기를 비는 고사를 지냈다고 소개합니다.

유두면 — 긴 국수로 비는 장수

유두에는 햇밀가루로 국수를 만들어 먹었는데, 이를 유두면(流頭麵)이라 했습니다. 국수 가락처럼 오래 살기를 빈다는 뜻이 담겨 있었습니다. 『동국세시기』에는 밀가루로 구슬 모양의 누룩을 빚어 유두국(流頭麴)이라 하고, 오색 물을 들여 세 알씩 색실에 꿰어 몸에 차거나 문에 걸어 나쁜 기운을 막았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먹는 국수와 몸에 차는 구슬이 모두 햇밀로 만든 것이라, 유두가 밀 수확과 깊이 이어진 날이었음을 보여 줍니다.

수단 — 꿀물에 띄운 흰 떡

멥쌀가루나 밀가루를 반죽해 작은 경단을 빚고, 삶아서 차가운 꿀물이나 오미자 국물에 띄운 것이 수단(水團)입니다. 더위가 시작될 때 먹는 시원한 음료이자 떡으로, 유두와 함께 단오에도 먹었다고 전합니다. 같은 무렵 밀가루 음식이 많았던 사정은 소서에서도 다뤘습니다.

오래된 명절이라는 증거

『동국세시기』는 유두 풍속의 유래를 설명하며 고려 시대 문인 김극기의 글을 인용합니다. 경주 풍속에 음력 6월 보름날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아 불길한 것을 씻어 내고, 물가에 모여 술을 마시며 노는데 이를 유두연(流頭宴)이라 한다는 내용입니다. 신라의 옛 도읍인 경주에 이런 풍속이 남아 있었다는 점에서, 유두가 신라 때부터 이어졌을 가능성을 짐작하게 합니다. 설·단오·추석처럼 중국과 공통된 명절이 많은 가운데, 유두는 우리 쪽 기록에서 주로 확인되는 명절로 소개되곤 합니다.

지금도 일부 지역에서는 유두 무렵 계곡에 모여 음식을 나누는 행사를 열어 이 풍속을 잇고 있습니다. 한여름 물가에 모여 먹고 노는 모습은 오늘날의 여름휴가와도 닮았습니다.

2026~2035년 유두

연도양력참고
20267월 28일중복(7월 25일) 사흘 뒤
20277월 18일
20288월 5일윤5월 때문에 크게 늦음
20297월 26일
20307월 15일초복 다음 날
20318월 2일
20327월 21일대서 전날
20337월 11일10년 중 가장 이름
20347월 30일
20357월 19일

유두는 대개 7월 중순에서 하순, 장마가 끝나 가고 복더위가 시작되는 때에 듭니다. 2028년에는 그해 음력 5월이 두 번(5월·윤5월) 있어서, 유두가 8월 5일로 한 달 가까이 늦게 옵니다. 같은 해 단오는 윤달 앞이라 5월 28일로 이르게 와서, 2028년은 단오와 유두 사이가 두 달 넘게 벌어지는 드문 해입니다. 윤달이 명절을 어떻게 밀어내는지는 윤달은 왜 생기고 언제 오나에서 계산해 두었습니다.

지금 유두를 기억하는 방법

유두는 공휴일도 아니고 지금은 챙기는 집도 드뭅니다. 다만 '햇밀로 국수를 만들어 나눠 먹고, 시원한 물가에서 더위를 씻는 날'이라는 핵심은 지금의 여름 생활과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삼복을 앞두고 몸을 시원하게 한다는 점에서, 유두는 삼복으로 이어지는 여름 풍속의 시작점이었습니다.

유두가 지나면 곧 삼복 더위가 이어지고, 음력 7월에는 칠석과 백중이 차례로 옵니다. 여름 명절은 대체로 물과 시원함, 그리고 첫 수확에 대한 감사를 중심에 두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참고한 자료

  • 홍석모, 『동국세시기』(1849) 유월 유두조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해제 참고
  •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세시풍속사전』 '유두'·'유두천신'·'수단' 항목
  • 한국천문연구원 음양력 변환 자료(공공데이터포털 음양력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