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세시풍속

송편, 지역마다 다른 이유 — 모양·반죽·소로 보는 추석 떡

사계절 세시풍속 편집 · 2026년 10월 15일

송편은 '솔잎(松)을 깔고 찐 떡(편)'이라는 뜻입니다. 추석 차례상에 오르는 대표 음식이지만, 원래는 추석에만 먹던 떡은 아니었습니다. 『한국세시풍속사전』은 음력 2월 초하루 중화절에 머슴들에게 나이 수만큼 송편을 나눠 주던 '나이떡' 풍속도 소개합니다. 그래도 지금 송편이 추석의 상징이 된 것은 그해 처음 거둔 햅쌀로 빚는 떡이었기 때문입니다.

오려송편 — 햅쌀로 빚은 첫 떡

추석에 빚는 송편을 따로 오려송편이라 불렀습니다. '오려'는 일찍 여무는 벼, 곧 올벼를 뜻하는 말로 풀이됩니다. 추석 무렵은 대부분의 벼가 아직 다 여물지 않아, 일찍 익은 벼를 먼저 베어 햅쌀을 얻었습니다. 이 햅쌀로 빚은 송편을 조상께 올리는 것이 추석 차례의 핵심인 천신(薦新), 곧 새로 거둔 것을 먼저 올리는 의례였습니다. 추석의 다른 풍속은 추석에 정리했습니다.

지역마다 다른 송편

송편은 집집마다 그 지역에서 나는 재료로 빚었기 때문에 모양과 반죽이 다양합니다. 향토음식 자료에서 자주 소개되는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지역대표 송편특징
서울·경기오색 송편한입 크기로 작고 곱게 빚으며, 쑥·치자 등으로 여러 색을 냄
강원감자송편감자 녹말로 반죽해 쫄깃하고 반투명함, 손가락 자국을 남기기도 함
충청호박송편늙은 호박 가루를 섞어 노란빛을 냄
전라모시송편모시 잎을 넣어 짙은 녹색, 크고 쫄깃함

같은 지역 안에서도 집안마다 다르기 때문에, 위 표는 '많이 알려진 예' 정도로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공통점은 그 땅에서 가장 흔하고 좋은 재료를 반죽에 섞었다는 것입니다. 쌀이 귀한 산간 지방에서 감자 녹말을, 모시가 많이 나는 지방에서 모시잎을 쓴 것처럼 말입니다.

왜 반달 모양일까

송편이 반달 모양인 이유로는 백제 의자왕 때 거북 등에 "백제는 둥근 달이고 신라는 반달이다"라는 글이 나타났다는 이야기가 자주 소개됩니다. 둥근 달은 이제 기울 일만 남았고 반달은 앞으로 차오를 것이라는 해석에서, 앞날이 차오르기를 바라는 뜻으로 반달 모양을 빚었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것은 송편 모양과 연결해 나중에 덧붙여진 이야기로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예쁜 딸을 낳는다"는 말도 함께 전해집니다.

소의 종류

색을 내는 재료

오색 송편은 반죽에 자연 재료를 섞어 색을 냅니다. 가루 형태로 구하면 쌀가루에 바로 섞어 쓸 수 있습니다.

색재료요령
초록쑥, 모시잎데쳐서 다지거나 가루로 섞음
노랑치자, 단호박치자는 물에 우려 그 물로 반죽
분홍오미자, 비트오미자는 우린 물을 씀, 신맛이 약간 남
보라·갈색흑미, 계핏가루흑미 가루를 일부 섞음

색 재료를 섞으면 반죽의 물기가 달라지므로, 뜨거운 물은 조금씩 넣어 가며 맞춥니다.

집에서 빚고 찌는 순서

  1. 익반죽 — 멥쌀가루(습식)에 소금을 약간 넣고 뜨거운 물을 조금씩 부어 귓불 정도의 말랑함이 될 때까지 치댑니다. 반죽이 마르지 않게 젖은 면보로 덮어 둡니다.
  2. 빚기 — 밤톨만큼 떼어 둥글린 뒤 엄지로 우묵하게 눌러 소를 넣고, 공기를 빼며 오므려 반달 모양으로 만듭니다.
  3. 솔잎 깔기 — 깨끗이 씻은 솔잎을 찜기에 깔고 송편이 서로 닿지 않게 올립니다.
  4. 찌기 — 김이 오른 찜기에서 20~25분 찝니다. 익반죽 요령은 진달래 화전의 반죽과 같습니다.
  5. 헹구기 — 꺼내서 찬물에 재빨리 헹궈 솔잎을 떼고, 참기름을 살짝 발라 서로 붙지 않게 합니다.

솔잎을 까는 이유는 떡끼리 달라붙지 않게 하고, 솔향을 배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솔잎에 오래 두면 떡이 덜 쉰다는 이야기도 전해지는데, 냉장고가 없던 시절 명절 음식을 며칠 두고 먹어야 했던 사정과 관련이 있습니다. 남은 송편은 하나씩 떼어 냉동했다가 찜기에 다시 찌면 처음 식감에 가깝게 돌아옵니다.

송편 반죽은 너무 얇게 펴면 찌는 동안 터지고, 너무 두꺼우면 떡만 씹혀 소의 맛이 묻힙니다. 반죽 두께를 3~4mm 정도로 고르게 펴고, 소는 반죽 크기의 3분의 1을 넘지 않게 넣으면 터지지 않고 모양도 잘 잡힙니다. 빚은 뒤 바로 찌지 않을 때는 젖은 면보로 덮어 겉이 마르지 않게 합니다.

참고한 자료

  •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세시풍속사전』 '송편'·'오려송편' 항목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송편' 항목
  • 농촌진흥청, 향토음식 자료(지역별 송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