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 — 하루 동안 하는 일을 시간 순서로 정리
정월대보름은 음력 1월 15일, 새해 들어 처음 맞는 보름날입니다. 옛 기록에서는 상원(上元)이라고도 불렀습니다. 『동국세시기』를 보면 설 못지않게 많은 풍속이 이날에 몰려 있는데, 하나씩 따로 외우기보다 하루의 흐름으로 묶어 보면 훨씬 쉽게 이해됩니다.
2026~2035년 대보름 날짜
| 연도 | 양력 | 연도 | 양력 |
|---|---|---|---|
| 2026 | 3월 3일 | 2031 | 2월 6일 |
| 2027 | 2월 21일 | 2032 | 2월 25일 |
| 2028 | 2월 10일 | 2033 | 2월 14일 |
| 2029 | 2월 27일 | 2034 | 3월 5일 |
| 2030 | 2월 17일 | 2035 | 2월 22일 |
2026년과 2034년은 대보름이 3월로 넘어갑니다. 특히 2034년 대보름은 경칩과 같은 날입니다. 음력 날짜가 양력으로 이렇게 크게 움직이는 이유는 세시풍속이란에서 설명했습니다.
대보름달은 정말 15일에 가장 둥글까
'보름'은 달이 가장 둥근 날이라는 뜻이지만, 실제로 달이 꽉 차는 순간(망, 望)은 음력 15일이 아니라 16일이나 17일에 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음력 한 달이 시작되는 순간(삭)과 망 사이의 시간이 매번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대보름마다 달이 가장 둥글어지는 순간을 계산해 보았습니다.
| 연도 | 대보름(음 1.15) | 실제 망 (한국 시각) | 음력으로 |
|---|---|---|---|
| 2026 | 3월 3일 | 3월 3일 20:37 | 15일 |
| 2027 | 2월 21일 | 2월 21일 08:23 | 15일 |
| 2028 | 2월 10일 | 2월 11일 00:03 | 16일 |
| 2029 | 2월 27일 | 3월 1일 02:10 | 17일 |
| 2030 | 2월 17일 | 2월 18일 15:19 | 16일 |
| 2031 | 2월 6일 | 2월 7일 21:46 | 16일 |
| 2032 | 2월 25일 | 2월 26일 16:43 | 16일 |
| 2033 | 2월 14일 | 2월 14일 16:04 | 15일 |
| 2034 | 3월 5일 | 3월 5일 11:10 | 15일 |
| 2035 | 2월 22일 | 2월 22일 17:53 | 15일 |
10년 가운데 다섯 번은 대보름 당일이 아니라 하루 이틀 뒤에 달이 가장 둥글어집니다. 다만 망 전후 하루 정도는 눈으로 보기에 거의 차이가 없어서, 대보름 밤의 달맞이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2026년 대보름에는 저녁 8시 무렵 망과 함께 개기월식이 일어나, 보름달이 붉게 가려지는 모습을 한국에서도 볼 수 있었습니다.
열나흗날 저녁 — 준비하는 날
대보름 풍속은 하루 전인 음력 1월 14일부터 시작됩니다. 이날 저녁에 오곡밥을 짓고 묵은 나물을 볶아 둡니다. 『한국세시풍속사전』에는 이날 밤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센다고 해서 아이들이 잠을 참았다는 이야기가 전합니다. 깜빡 잠든 아이 눈썹에 쌀가루나 밀가루를 발라 놀리기도 했습니다. 오곡밥과 나물은 오곡밥과 묵은나물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보름날 이른 아침
부럼 깨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밤·호두·잣·땅콩 같은 단단한 견과를 어금니로 깨무는 풍속입니다. 한 해 동안 부스럼이 나지 않기를 비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동국세시기』에는 이를 작절(嚼癤)이라 적었는데, '부스럼을 깨문다'는 뜻입니다. 깨문 첫 번째 것은 마당에 던지기도 했습니다.
귀밝이술
아침 식사 전에 데우지 않은 찬 술을 한 잔 마시면 귀가 밝아지고 한 해 동안 좋은 소식을 듣는다고 믿었습니다. 이명주(耳明酒)라고도 합니다. 아이들에게는 입술에 술을 묻혀 주는 정도로 시늉만 했습니다.
더위팔기
해가 뜨기 전에 친구나 이웃의 이름을 불러, 상대가 대답하면 "내 더위 사 가라"라고 외칩니다. 그러면 그해 여름 더위를 상대에게 넘긴 것이 됩니다. 이름을 불러도 대답하지 않고 오히려 "내 더위 먼저 사 가라"라고 되받으면 판이 뒤집힙니다. 그래서 대보름 아침에는 누가 이름을 불러도 쉽게 대답하지 않는 것이 요령이었습니다.
낮 — 마을이 함께 하는 놀이
낮에는 마을 단위의 놀이와 행사가 이어졌습니다. 지역에 따라 줄다리기, 차전놀이, 고싸움 같은 큰 놀이를 했고, 그 결과로 한 해 농사를 점치기도 했습니다. 또 성씨가 다른 세 집 이상의 밥을 얻어먹어야 그해 운이 좋다고 해서, 아이들이 이웃집을 돌며 밥을 얻으러 다니는 풍속도 있었습니다.
밤 — 달맞이와 불놀이
- 달맞이 — 저녁에 높은 곳에 올라 떠오르는 보름달을 먼저 보는 사람이 복을 받는다고 여겼습니다. 달빛의 색이나 달의 모양으로 그해 농사를 점치기도 했습니다.
- 쥐불놀이 — 논둑과 밭둑에 불을 놓아 마른 풀을 태우는 놀이입니다. 해충의 알과 잡초 씨를 없애는 실용적인 효과도 있었습니다. 오늘날에는 산불 위험 때문에 허가된 장소와 행사에서만 해야 합니다.
- 다리밟기 — 밤에 다리를 건너면 한 해 동안 다리 병을 앓지 않는다고 믿었습니다. 『동국세시기』에는 한양 사람들이 밤새 광통교와 수표교 일대를 오갔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대보름이 지나면 봄 절기는 우수와 경칩으로 이어집니다. 2026년처럼 대보름이 늦은 해에는 경칩과 거의 붙어서 지나갑니다.
참고한 자료
- 홍석모, 『동국세시기』(1849) 정월 상원조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해제 참고
-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세시풍속사전』 '정월대보름'·'부럼'·'더위팔기' 항목
- 한국천문연구원 음양력 변환 자료(공공데이터포털 음양력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