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세시풍속

대서 — '염소 뿔도 녹는다'는 큰 더위, 하지보다 한 달 늦게 더운 이유

사계절 세시풍속 편집 · 2026년 10월 15일

대서(大暑)는 '큰 더위'라는 뜻으로, 여름의 마지막 절기입니다. 태양 황경 120도, 양력 7월 22~23일 무렵입니다. "대서에는 염소 뿔도 녹는다"는 속담이 있을 만큼, 옛사람들은 이때를 1년 중 가장 더운 시기로 여겼습니다. 대서가 지나고 보름이면 입추가 와서 이름으로는 가을이 시작됩니다.

낮이 가장 긴 날보다 한 달 늦게 덥다

햇빛을 가장 오래, 가장 높이 받는 날은 하지(6월 21일)입니다. 그런데 가장 더운 때는 그보다 한 달쯤 뒤인 7월 하순에서 8월 초입니다. 기상청의 평년값(1991~2020년)에서도 서울의 하루 평균기온이 가장 높은 시기는 7월 말에서 8월 초에 걸쳐 있습니다.

이 시차는 땅과 바다가 열을 쌓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생깁니다. 하지 이후로 햇빛이 조금씩 약해지기는 하지만, 여전히 하루 동안 들어오는 열이 밤사이 빠져나가는 열보다 많습니다. 이렇게 남는 열이 계속 쌓이다가, 들어오는 열과 빠져나가는 열이 같아지는 때에 기온이 가장 높아집니다. 냄비 물을 불에 올리고 바로 끓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시기햇빛기온
하지 (6월 21일)가장 길고 강함 (서울 낮 14시간 45분)장마 들 무렵, 아직 최고는 아님
대서 (7월 23일)조금 줄어듦 (14시간 19분)가장 더운 시기에 들어섬
입추 (8월 7일)더 줄어듦더위가 여전히 이어짐

낮 길이는 2026년 서울 기준 천체력 계산값입니다.

겨울도 마찬가지라서, 낮이 가장 짧은 동지보다 한 달쯤 뒤인 소한·대한 무렵이 가장 춥습니다.

2026~2035년 대서

연도양력 (한국 표준시)음력
20267월 23일(목) 04:136월 10일
20277월 23일(금) 10:056월 20일
20287월 22일(토) 15:546월 1일
20297월 22일(일) 21:426월 11일
20307월 23일(화) 03:256월 23일
20317월 23일(수) 09:106월 5일
20327월 22일(목) 15:056월 16일
20337월 22일(금) 20:536월 26일
20347월 23일(일) 02:366월 8일
20357월 23일(월) 08:296월 19일

대서는 중기라 언제나 음력 6월에 듭니다. 2028년 대서는 음력 6월 1일인데, 바로 앞 달이 윤5월이기 때문입니다. 대서가 그달 첫날에 들었기 때문에 앞 달에는 중기가 하나도 없게 되었고, 그래서 그 달이 윤달이 되었습니다. 2032년 대서는 음력 6월 16일로 유두(6월 15일) 바로 다음 날입니다.

열대야 — 밤에도 식지 않는 더위

대서 무렵부터 늘어나는 것이 열대야입니다. 기상청은 밤사이(오후 6시 1분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을 열대야로 봅니다. 낮에 쌓인 열이 밤에도 빠져나가지 못해 생기는데, 도시는 건물과 포장도로가 열을 머금어 교외보다 열대야가 더 잦습니다. 낮 길이가 줄어드는 속도도 이 무렵부터 빨라집니다. 2026년 서울 기준으로 하지에서 소서까지는 6분, 소서에서 대서까지는 20분 줄었고, 대서에서 입추(13시간 53분)까지는 26분, 입추에서 처서(13시간 20분)까지는 33분 줄어듭니다.

낮은 이렇게 빠르게 짧아지는데도 기온은 한동안 내려가지 않습니다. 대서 무렵이 1년 중 기온이 가장 높은 시기와 겹치는 것은 앞에서 말한 열의 축적 때문이고, 더위가 실제로 꺾이기 시작하는 것은 처서 무렵입니다.

대서 무렵의 생활

『한국세시풍속사전』은 대서 무렵을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이어지는 시기로, 논밭의 김매기가 계속되고 퇴비를 장만하는 때로 설명합니다. 또 이 시기에는 참외·수박 같은 여름 과일과 채소가 가장 많이 나고 맛이 좋다고 했습니다.

더위를 피하는 방법으로는 시원한 계곡이나 바닷가를 찾는 물놀이, 술과 음식을 들고 계곡에 가서 발을 담그는 탁족(濯足)이 있었습니다. 대서는 삼복 가운데 초복과 중복 사이에 드는 경우가 많아서, 더위를 이기는 음식은 대개 복날 음식으로 이야기됩니다. 그 내용은 복날 음식의 유래에 정리했습니다. 대서 앞 절기는 소서입니다.

대서가 지나면 보름 뒤 입추가 오고, 다시 보름 뒤 처서에 이르러서야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더위는 대서를 중심으로 앞뒤 한 달 가까이 이어지는 셈입니다.

참고한 자료

  • 한국천문연구원 천문력(공공데이터포털 특일 정보) — 연도별 절기 일시
  •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세시풍속사전』 '대서' 항목
  •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 일평균기온 평년값(1991~2020) 설명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