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로 — 찬 이슬의 절기, 중양절과 겹치는 해와 가을 추어탕
한로(寒露)는 '찬 이슬'이라는 뜻입니다. 태양 황경 195도, 양력 10월 8일 무렵으로 가을의 다섯 번째 절기입니다. 한 달 전 백로에 맺히기 시작한 이슬이 이제는 차갑게 느껴질 만큼 기온이 내려갔다는 의미이고, 보름 뒤 상강이 되면 그 이슬이 서리로 바뀝니다. 이슬에서 찬 이슬, 다시 서리로 이어지는 세 절기의 이름이 가을이 깊어지는 순서를 그대로 보여 줍니다.
2026~2035년 한로
| 연도 | 양력 (한국 표준시) | 음력 | 참고 |
|---|---|---|---|
| 2026 | 10월 8일(목) 15:29 | 8월 28일 | 한글날 하루 전 |
| 2027 | 10월 8일(금) 21:17 | 9월 9일 | 중양절과 같은 날 |
| 2028 | 10월 8일(일) 03:09 | 8월 20일 | |
| 2029 | 10월 8일(월) 08:58 | 9월 1일 | |
| 2030 | 10월 8일(화) 14:45 | 9월 12일 | |
| 2031 | 10월 8일(수) 20:43 | 8월 22일 | |
| 2032 | 10월 8일(금) 02:30 | 9월 5일 | |
| 2033 | 10월 8일(토) 08:14 | 9월 16일 | |
| 2034 | 10월 8일(일) 14:07 | 8월 26일 | |
| 2035 | 10월 8일(월) 19:58 | 9월 8일 | 중양절 하루 전 |
한로는 이 10년 동안 한 번도 10월 8일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반면 음력으로는 8월 하순부터 9월 중순까지 움직여서, 2027년에는 음력 9월 9일 중양절과 같은 날이 됩니다. 한로와 중양절은 둘 다 국화가 피는 무렵이라, 옛 기록에서도 함께 이야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양절 풍속과 국화전은 중양절 국화전에서 다룹니다.
저녁 6시면 해가 진다
2026년 한로에 서울은 해가 오전 6시 33분에 떠서 오후 6시 5분에 졌습니다. 낮은 11시간 32분으로, 추분보다 35분 짧아졌습니다. 이 무렵부터 퇴근길이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아침 기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는 날이 나옵니다. 낮 기온은 여전히 20도 안팎이라 일교차가 10도 넘게 벌어지는 날이 많습니다.
| 절기 | 2026년 날짜 | 서울 낮 길이 |
|---|---|---|
| 백로 | 9월 7일 | 12시간 45분 |
| 추분 | 9월 23일 | 12시간 7분 |
| 한로 | 10월 8일 | 11시간 32분 |
| 상강 | 10월 23일 | 10시간 57분 |
절기 하나가 지날 때마다 낮이 35~38분씩 줄어듭니다. 1년 중 낮 길이가 가장 빠르게 변하는 구간이 추분 앞뒤라서, 가을에는 '해가 짧아졌다'는 느낌을 특히 강하게 받습니다.
단풍이 내려오기 시작하는 때
한로 무렵에는 높은 산부터 단풍이 들기 시작합니다. 단풍은 기온이 내려가면서 나뭇잎의 엽록소가 분해되고, 그동안 가려져 있던 노란 색소가 드러나거나 붉은 색소가 새로 만들어지면서 생깁니다. 하루 최저기온이 5도 안팎으로 내려가는 날이 이어지면 색이 빠르게 짙어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단풍은 기온이 먼저 내려가는 북쪽과 높은 산에서 시작해 남쪽과 낮은 곳으로 내려옵니다. 설악산 같은 강원 북부 고지대에서 시작한 단풍이 남부의 낮은 산까지 내려오는 데는 보통 한 달 가까이 걸립니다.
기러기가 오고 국화가 피는 때
한로 무렵에는 겨울 철새가 한반도에 오기 시작합니다. 기러기는 대표적인 겨울 철새로, 시베리아와 몽골 등지에서 번식한 뒤 가을에 남쪽으로 내려와 한반도에서 겨울을 납니다. 하늘을 V자로 날아가는 기러기 떼는 옛 시에서 가을이 깊었다는 표지로 자주 쓰였습니다. 땅에서는 들국화가 피기 시작합니다. 노란 감국과 산국, 흰 구절초가 산과 들을 덮는 것이 이 무렵입니다.
가을 미꾸라지와 추어탕
한로 무렵의 음식으로 자주 꼽히는 것이 추어탕입니다. 미꾸라지는 겨울잠을 앞두고 가을에 살이 오르고 영양을 비축하는데, 이 무렵 논의 물을 빼면서 미꾸라지를 잡기 쉬웠습니다. '추어(鰍魚)'의 '추(鰍)'가 물고기 어(魚) 변에 가을 추(秋)를 쓴 글자라는 점도 자주 언급됩니다. 『한국세시풍속사전』은 한로 무렵 미꾸라지로 국을 끓여 먹는 풍속을 소개하며, 이 시기의 시식으로 설명합니다.
농사로 보면 한로는 오곡백과를 거두는 수확기의 한가운데입니다. 벼를 베어 말리고, 콩과 팥을 거두며, 고구마를 캡니다. 들일이 가장 바쁜 때라 서리가 내리기 전에 거둘 것을 서둘러 거두어야 했습니다. 다음 절기인 상강은 그 마감 시한과 같은 절기입니다.
한로가 지나면 아침 기온이 더 빠르게 내려갑니다.
참고한 자료
- 한국천문연구원 천문력(공공데이터포털 특일 정보) — 연도별 절기 일시
-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세시풍속사전』 '한로'·'중양절' 항목
- 산림청 국립수목원, 가을 단풍 시기 안내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