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짇날 —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는 음력 3월 3일
삼짇날은 음력 3월 3일입니다. '삼질'은 3이 겹친다는 뜻의 삼일(三日)·상사(上巳)에서 온 말로 설명되며, 옛 기록에서는 중삼(重三)이라고도 했습니다. 설(1월 1일), 단오(5월 5일), 칠석(7월 7일), 중양절(9월 9일)처럼 홀수가 두 번 겹치는 날을 좋은 날로 여긴 생각에서 나온 명절입니다.
홀수 겹치는 날의 계보
| 날짜(음력) | 이름 | 대표 풍속 |
|---|---|---|
| 1월 1일 | 설 | 차례, 세배 |
| 3월 3일 | 삼짇날 | 답청, 화전 |
| 5월 5일 | 단오 | 창포물 머리 감기, 그네 |
| 7월 7일 | 칠석 | 견우직녀 이야기 |
| 9월 9일 | 중양절 | 국화전, 높은 곳 오르기 |
이 가운데 지금도 크게 지내는 것은 설 정도이고, 삼짇날과 중양절은 거의 잊혔습니다. 그러나 조선 시대 기록에서는 봄의 대표적인 나들이 날로 자주 등장합니다.
답청 — 푸른 풀을 밟는 날
삼짇날의 중심은 들과 산으로 나가는 봄나들이였습니다. 새로 돋은 풀을 밟는다는 뜻으로 답청(踏靑)이라 했습니다. 겨우내 집 안에 있던 사람들이 처음으로 밖에 나와 봄 경치를 즐기는 날이었던 셈입니다. 여성들이 바깥나들이를 자유롭게 하기 어려웠던 시절에도 이날만큼은 함께 모여 산에 오르고 꽃을 즐기는 것이 허용되었다고 전합니다.
화전놀이와 진달래
나들이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진달래꽃을 얹어 부친 화전(花煎)입니다. 『동국세시기』에는 진달래꽃을 따다 찹쌀가루에 반죽해 둥근 떡을 만들고 기름에 지진 것을 화전이라 한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야외에 솥뚜껑을 걸고 화전을 부쳐 먹으며 시를 짓거나 노래를 부르며 하루를 보내는 모임을 화전놀이라 했습니다. 화전 만드는 법은 진달래 화전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동국세시기』에는 녹두가루 반죽에 진달래꽃을 넣어 만든 화면(花麪)도 함께 적혀 있습니다. 같은 꽃을 떡과 국수 양쪽으로 즐긴 것입니다.
삼짇날에 하던 다른 일들
『한국세시풍속사전』에는 나들이와 화전 말고도 이날에 얽힌 풍속이 여럿 전합니다.
- 장 담그기 — 삼짇날에 장을 담그면 맛이 좋다고 해서 이 무렵 장을 담그는 집이 있었습니다.
- 나비 점 — 이날 처음 본 나비의 색으로 한 해를 점쳤습니다. 노랑나비나 호랑나비를 먼저 보면 좋은 일이 있고, 흰나비를 먼저 보면 상복을 입게 된다고 해서 꺼렸습니다.
- 머리 감기 — 지역에 따라 이날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으면 머릿결이 좋아진다고 믿었습니다.
- 뱀이 나오는 날 — 겨울잠을 자던 뱀이 이날 나온다고 여겨, 들에 나갈 때 조심하라는 말도 함께 전해졌습니다.
모두 겨울을 끝내고 바깥 활동이 시작된다는 공통된 감각에서 나온 풍속들입니다.
제비가 돌아오는 날
"삼월 삼짇날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서 '강남'은 서울의 강남이 아니라 중국 양쯔강 남쪽, 넓게는 따뜻한 남쪽 지방을 가리킵니다. 실제로 제비는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겨울을 나고 봄에 한반도로 돌아오는 여름 철새입니다. 날씨가 따뜻해진 요즘은 도착 시기가 예전보다 조금 이르다는 관찰도 있지만, 음력 3월 초는 여전히 제비를 보기 시작하는 무렵과 겹칩니다.
오늘날 제비 수는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는 조사 결과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처마 밑 둥지를 틀 만한 집이 줄고 먹이가 되는 곤충도 줄었기 때문으로 봅니다. 제비가 돌아온다는 삼짇날 속담은 이제 도시에서는 확인하기 어려운 풍경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농촌 마을에서는 여전히 봄이면 처마 밑에 제비가 둥지를 트는 모습을 볼 수 있고, 그 시기가 대개 삼짇날 무렵과 겹칩니다.
2026~2035년 삼짇날
| 연도 | 양력 | 참고 |
|---|---|---|
| 2026 | 4월 19일 | 곡우 하루 전 |
| 2027 | 4월 9일 | |
| 2028 | 3월 28일 | |
| 2029 | 4월 16일 | |
| 2030 | 4월 5일 | 청명·식목일·한식과 같은 날 |
| 2031 | 3월 25일 | 10년 중 가장 이름 |
| 2032 | 4월 12일 | |
| 2033 | 4월 2일 | |
| 2034 | 4월 21일 | 10년 중 가장 늦음 |
| 2035 | 4월 10일 |
삼짇날은 음력이라 양력으로 한 달 가까이 오갑니다. 3월 말에 드는 해에는 서울에서 진달래가 막 피기 시작할 무렵이고, 4월 중순 이후라면 남부에서는 이미 꽃이 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2030년은 같은 날에 청명·식목일·한식·삼짇날이 모두 겹치는 드문 해입니다. 세 날의 관계는 청명에서 표로 비교했습니다.
참고한 자료
- 홍석모, 『동국세시기』(1849) 삼월 삼일조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해제 참고
-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세시풍속사전』 '삼짇날'·'화전놀이' 항목
- 한국천문연구원 음양력 변환 자료(공공데이터포털 음양력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