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 팥죽과 애동지 — 올해는 팥죽일까 팥떡일까, 2023~2035년 구분표
동지에는 팥죽을 쑤어 먹는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어떤 해에는 팥죽 대신 팥시루떡을 먹는다는 것은 덜 알려져 있습니다. 동지가 음력 11월의 어느 무렵에 드느냐에 따라 풍속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그 기준과 앞으로의 구분표를 정리했습니다.

애동지·중동지·노동지
동지는 언제나 음력 11월에 드는데, 그 달의 초순·중순·하순 가운데 어디에 드느냐로 이름을 나눴습니다.
| 이름 | 동지가 드는 때 | 풍속 |
|---|---|---|
| 애동지 | 음력 11월 초순 (1~10일) | 아이들에게 좋지 않다 하여 팥죽 대신 팥시루떡 |
| 중동지 | 음력 11월 중순 (11~20일) | 팥죽 |
| 노동지 | 음력 11월 하순 (21일 이후) | 팥죽 |
'애'는 어리다는 뜻입니다. 『한국세시풍속사전』은 애동지에 팥죽을 쑤면 집안 아이들에게 좋지 않다고 여겨 팥죽 대신 팥을 고물로 얹은 시루떡을 해 먹었다고 전합니다. 중동지는 어른이나 아이 모두 무난하다 하고, 노동지에는 팥죽을 쑤어 먹으면 좋다고 했습니다. 기준이 되는 날짜는 지역과 집안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전해지기도 합니다.
2023~2035년 구분표
| 연도 | 동지 (양력) | 음력 | 구분 |
|---|---|---|---|
| 2023 | 12월 22일 | 11월 10일 | 애동지 |
| 2024 | 12월 21일 | 11월 21일 | 노동지 |
| 2025 | 12월 22일 | 11월 3일 | 애동지 |
| 2026 | 12월 22일 | 11월 14일 | 중동지 |
| 2027 | 12월 22일 | 11월 25일 | 노동지 |
| 2028 | 12월 21일 | 11월 6일 | 애동지 |
| 2029 | 12월 21일 | 11월 17일 | 중동지 |
| 2030 | 12월 22일 | 11월 28일 | 노동지 |
| 2031 | 12월 22일 | 11월 9일 | 애동지 |
| 2032 | 12월 21일 | 11월 19일 | 중동지 |
| 2033 | 12월 21일 | 11월 30일 | 노동지 |
| 2034 | 12월 22일 | 11월 12일 | 중동지 |
| 2035 | 12월 22일 | 11월 23일 | 노동지 |
동지의 양력 날짜는 거의 고정인데 음력 날짜는 해마다 11일씩 밀렸다가, 윤달이 끼면 한 달 당겨집니다. 그래서 애동지·중동지·노동지가 대략 세 해를 주기로 돌아갑니다. 2023년은 음력 11월 10일로 애동지의 경계에 걸린 해였습니다. 동지의 다른 의미는 동지 글에서 다뤘습니다.
왜 팥죽일까
『동국세시기』는 동지에 팥죽을 쑤고 찹쌀가루로 새알 모양의 떡을 빚어 넣는다고 적고, 그 유래로 중국 고사를 소개합니다. 공공씨(共工氏)의 못난 아들이 동짓날 죽어 역질(전염병)을 퍼뜨리는 귀신이 되었는데, 그 아들이 생전에 팥을 무서워했으므로 동짓날 팥죽을 쑤어 물리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팥죽을 먹기 전에 먼저 대문이나 벽에 뿌려 나쁜 기운을 막았습니다.
바탕에는 붉은색이 나쁜 기운을 물리친다는 오래된 생각이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고사 시루떡에도 붉은 팥고물을 썼고, 복날 팥죽을 먹는 풍속도 있었습니다(복날 음식의 유래 참고). 애동지에 팥죽 대신 팥시루떡을 먹은 것도 '팥'이라는 재료는 지키면서 형태만 바꾼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새알심과 나이
동지 팥죽에는 찹쌀가루를 동그랗게 빚은 새알심을 넣습니다. 이 새알심을 나이 수만큼 먹는 풍속이 있었는데, 동지를 '작은 설'로 여겨 팥죽을 먹어야 한 살을 더 먹는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이웃과 나누던 팥죽
동지 팥죽은 넉넉히 쑤어 이웃과 나누어 먹는 음식이었습니다. 지금도 동지 무렵이면 사찰과 지역 단체에서 팥죽을 쑤어 나누는 행사가 열립니다. 팥죽은 한 번에 많이 끓여야 맛이 나고 시간도 오래 걸려서, 여러 집이 함께 쑤어 나누는 편이 수월했습니다.
집에서 끓이는 순서
- 팥 삶기 — 팥을 씻어 물을 붓고 끓어오르면 첫 물을 버립니다. 떫은맛을 빼기 위해서입니다. 다시 넉넉한 물을 붓고 손으로 눌러 으깨질 때까지 1시간 안팎 삶습니다.
- 거르기 — 삶은 팥을 체에 받쳐 으깨 껍질을 거르고 팥물만 받습니다. 믹서로 갈아도 됩니다.
- 새알심 빚기 — 찹쌀가루에 소금을 약간 넣고 뜨거운 물로 익반죽해 지름 1.5cm쯤으로 동그랗게 빚습니다.
- 끓이기 — 팥물을 끓이다가 불린 쌀을 넣어 퍼질 때까지 저으며 끓이고, 새알심을 넣어 떠오를 때까지 익힙니다.
- 간하기 — 소금으로 간하고, 취향에 따라 설탕을 곁들입니다. 지역에 따라 단맛 없이 소금 간만 하는 곳이 많습니다.
팥죽은 바닥에 눌어붙기 쉬우니 약한 불에서 자주 저어야 합니다. 식으면 되직해지므로, 다시 데울 때는 물을 조금 더해 풀어 줍니다.
참고한 자료
- 홍석모, 『동국세시기』(1849) 동지조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해제 참고
-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세시풍속사전』 '동지팥죽'·'애동지' 항목
- 한국천문연구원 음양력 변환 자료(공공데이터포털 음양력 정보)